각자의 집을 넘어 함께 채워갈 일상을 이야기합니다. vol.14 함께 살아서 더 좋아지는 집
letter I 비로소 이웃이 되는 집🏠
think I 아파트를 짓고 난 다음
news | 📹아파트 얘기 좀 하겠습니다 유튜브 E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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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종암동 북바위축제가 있었어요.
집 앞 도로를 막고 길다랗게 테이블을 펼쳐놓고 동네 가게들이 나와 음식을 팔고 먹고 그랬죠. 조금 늦게 나갔을 때라 자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우리 아이들과 나이가 같은 아이가 있는 엄마아빠가 미리 자리를 잡아놨더군요. 여러 음식을 골고루 시켜 함께 먹었습니다. 새 모이를 먹이듯 우리 집 아이, 그 집 아이, 혼자 온 큰아이 친구들까지 모두 하나씩 입에 넣어주면서요.
이렇게 한 상에 둘러앉아 먹다 보면 금세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마침 오늘은 추석인데요. 가족,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레터에서는 커먼즈가 이웃과 함께 살아갈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나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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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이웃이 되는 집🏠
결혼하면서 얻었던 집은 정릉에 있었어요. 그때는 아파트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때였죠. 여러 동네를 돌아다닌 끝에 겨우 집을 구할 수 있었어요.
"남산타워가 보여요."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들어가자 중개사분이 좋은 집이 있다며 던진 한마디였어요. 정릉에서 남산타워가 보인다고? 그렇게 이끌리듯 집을 보러 갔고, 거실에서 남산타워를 본 우리는 얼떨결에 계약했어요. 마치 서울을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과 함께요. 우리에게 필요한 집과 남산타워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늦었죠.
그렇게 들어간 아파트는 ㄱ자 형태였고 가운데에 어린이 놀이터가 있었어요. 겨울이 지나 봄이 되자 이 놀이터는 커뮤니티 거점 같은 공간이 되어 있었어요. 날이 풀릴수록 아이들이 늘었고, 여름이면 놀이터 옆 등나무 아래에 돗자리가 펼쳐졌죠. 엄마들은 흙먼지를 묻히고 달려온 아이들에게 새 모이 먹이듯 치킨과 피자를 한 조각씩 먹여주었고, 옆에는 맥주 캔도 나란히 놓여 있었어요. 아이가 없던 저에게는 그런 풍경이 낯설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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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내다 큰아이를 낳고 이사를 갔어요. 아이가 생기면 모든 생활의 패턴이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더라고요. 바쁘고 내 생활도 있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아이 친구들의 부모와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놀이터 옆 벤치에 앉아 친구 엄마 아빠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를 쌓게 되죠. 동네 사정이며 어린이집, 학교, 먹을 것과 놀 것까지. 그런 정보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것이 많고요.
그런데 아이들이 크고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면 이 관계도 자연스럽게 멀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관계의 가운데에 있던 아이들이 빠지고 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도시에서 서로 모르던 사람들이 10여 년 가까이 알고 지내며 쌓아온 시간인데, 아이들이 크면서 그 시간까지 함께 사라진다면 조금 아깝지 않을까 싶은 거죠.
그래서 커먼즈를 계획하며 이 관계를 오래 이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생각해 봤습니다. 놀이터 말고도 이웃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죠. 커먼즈에는 음식을 함께 만들고 먹을 수 있는 공유주방과 식당을 가운데 두고, 한쪽에는 놀이터와 어린이집을, 반대편에는 텃밭과 다른 공동이용시설을 배치했어요. 음식을 가운데 두어야 모두 친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돌이켜보면 커먼즈에서 그리고 있는 모습도 그때의 놀이터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보도블록 위에 깔아두었던 돗자리가 조금 그럴듯한 공간으로 바뀌겠지만 그때 서로 어우러졌던 풍경과 마음은 여전히 이어지겠죠.
그러면서 오래도록 더욱 깊어가는 관계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요. 비록 남산타워는 보이지 않지만, 집이 우리의 관계를 지켜내 줄 수 있다면, 우리의 시간과 기억을 지켜주며 연결시켜줄 수 있다면, 그런 집이라면 우리는 더 오래 함께 살아가볼 수 있지 않을까요. 비로소 이웃이라 하게 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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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짓고 난 다음
이웃과 함께하는 삶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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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랫동안 아파트를 경제·산업정책의 하나로 다루어왔습니다. 그래서 사회의 역량도 건물을 ‘짓는 일’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어떤 주택을 왜 짓고, 사람들이 그곳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는 공동주택입니다. 집의 상태는 면적과 마감재뿐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 아이들이 놀 공간, 필요한 도움을 주고받는 방식, 공동공간의 관리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아파트를 짓는 일은 건물을 완성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할지, 공동공간을 누가 관리할지, 변화하는 필요에 어떻게 대응할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아파트는 완공되는 상품이 아니라, 사람들이 계속 운영하고 바꾸어가는 생활의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요즘 새 아파트에는 피트니스센터, 라운지, 작은 도서관 같은 주민공동이용시설이 다양하게 들어섭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설의 종류보다 누가 운영할 것인가입니다. 누가 프로그램과 이용 규칙을 만들고, 비용을 마련하며, 변화하는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할까요?
주민들의 생활과 구성은 계속 달라집니다. 따라서 공동이용시설도 그에 맞춰 바뀌어야 합니다. 시설이 방치되는 것은 공간보다 운영 계획이 부족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누가 책임지고 어떻게 운영할지, 주민들은 어떻게 참여할지까지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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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즈는 어떤 공간이 멋있을지보다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함께할지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자란 뒤에도 이웃끼리 만날 수 있도록 공유주방과 식당을 중심에 두고, 놀이터와 어린이집, 텃밭과 공동이용시설을 배치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설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가며 자연스럽게 만나고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공간은 그 자체로 공동체를 만들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이용하고 운영에 참여하며 필요에 따라 바꾸어갈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장소가 됩니다. 그래서 커먼즈는 공간의 배치뿐 아니라 운영 방식과 주민들의 참여와 결정 과정까지 함께 고민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무엇을 만들어놓았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아파트 안에 만들어놓았느냐입니다. 아파트의 완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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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얘기 좀 하겠습니다 유튜브 Ep.6
커먼즈 종암은 모두를 위한 집을 짓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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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얘기 좀 하겠습니다 Ep.6 | 커먼즈 종암은 모두를 위한 집을 짓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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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의 작은 문턱도 누군가에게는 일상을 가로막는 장벽이 됩니다. 현관에 들어서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주방에서 요리하는 평범한 일조차 어려워질 수 있죠.
69C 배리어프리형은 현관부터 주방과 화장실까지 턱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한 집입니다.
문을 열면 바로 바깥으로 이어지는 타운하우스형 구조라 이동과 대피가 편리합니다. 1층은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생활하고 2층은 함께 사는 가족이나 돌봄자가 각자의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나누었어요. 배리어프리는 누군가만을 위한 특별한 집이 아닙니다. 나이와 몸의 상태가 달라도 누구나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이죠.
커먼즈가 생각한 ‘쉬운 집’, 69C 배리어프리형의 자세한 설계 이야기를 영상에서 확인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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